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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일본]일본 대학생들의 취업 준비 과정과 특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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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글로벌 특파원 7기 권윤지




안녕하세요! 저는 나리타공항과 디즈니랜드가 있는 일본 치바 현에 위치한 국립대학교인 치바대학교(Chiba University)에서 교환학생 생활 중인 미래에셋 글로벌특파원 7기 권윤지입니다! 4학년 1학기에 교환학생을 온 저에게 있어 교환학생의 다음 관문은 ‘졸업과 취업’이었습니다. 일본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언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그리고 한국의 취업준비생(취준생)과 어떠한 차이점을 보이는지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일본 대학생들은 3학년 겨울~4학년 봄에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합니다. 1~2학년 때는 동아리, 아르바이트, 여행을 하며 '인생의 여름방학(人生の夏休み)'이라고 불리는 대학생활을 즐기는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다만 구글과 같은 외국계 기업을 노리는 학생들은 2학년을 마치고 취업 준비에 돌입합니다. 취업 준비를 하는 4학년 학생들은 학교 수업에 출석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때문에 4학년이 되기 전에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미리 다 채워 놓는다고 합니다.

'검은 머리, 검은 정장'은 일본 기업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필요한 암묵적인 룰입니다. (패션계, 광고계, 엔터테인먼트처럼 개성을 중시하는 업계는 사복이어도 괜찮습니다.) 정장을 준비하고 나면 영어 성적이나 자격증 준비가 아닌 '자기 분석'을 가장 먼저 한다는 친구의 말에 놀랐습니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 초등학교에서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한 것, 어떤 인생을 살아왔으며, 어떤 활동에서 무엇을 배웠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등에 대해 학교 내의 커리어 센터와 함께 준비합니다.






3월엔 거의 매일같이 정장을 입고 기업 설명회에 참석합니다. 일본엔 1일~5일짜리 단기 인턴을 많이 뽑아서 40% 정도는 기업 설명회를 듣고 인턴도 체험한다고 합니다. 이후 취직 준비를 하는 모든 학생들이 사용하는 '리쿠나비 2019' 사이트(Recruiting navigation의 줄임말입니다.)에서 관심 있는 기업을 등록합니다. 관심 기업을 등록하면 즐겨 찾기와 같은 마이페이지가 생성되고, 해당 기업 채용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제공받습니다.




마이페이지에서 각 기업 채용사이트에 접속한 후 자기소개서를 제출합니다. 일본 철도회사, 일본의 대기업 종합상사인 이토츄 상사(伊藤忠商事) 등의 자기소개서 문항을 보니 전체적으로 한국보다 문항 수가 많은 반면 글자 수가 매우 제한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좌절, 곤란을 극복한 경험을 포함해 자기 PR을 하시오. (400자 이내)
- 당신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입니까? (각각 20자 이내)
- 당신의 신념은 무엇입니까? (30자 이내)
-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결단은 무엇입니까? (30자 이내)

일본 기업은 자개소개서 제출과 동시에 ‘SPI 시험’을 치를 것을 요구합니다. SPI는 Synthetic Personalty Inventory의 약자로 일본 기업 채용에 사용되는 종합 적성 검사입니다. 민간 기업이 개발했으며, 응시자가 결과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주요한 특징입니다. ①능력검사(추론, 조합, 확률, 손익계산, 집합, 특수 계산, 어구의 의미, 어구의 용법 등), ②성격검사. ③영어, ④구조적 파악 능력 검사 등 총 4가지 영역으로 나뉩니다. 4가지 영역 중 취준생들이 특히나 당황스러워하는 영역은 '성격 검사'입니다.





“낯가림이 있는 편이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단념이 빠른 편이다, 생각하고 나서 행동한다,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평가가 신경 쓰이는 편이다, 실패했을 때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해 ①매우 맞다 ②맞다 ③보통이다 ④아니다 ⑤매우 아니다의 선택지에서 가장 자신과 가까운 성향의 보기를 선택해 제출합니다. 민간 기업에서 만든 적성검사의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이 무척 신기했습니다. 자기소개서, SPI 시험을 통한 서류 합격의 다음 관문은 면접입니다! 면접에서의 필수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 지원 동기
- 대학교 생활에서 가장 열심히 한 활동은?
- 자기 PR
- 왜 경쟁사가 아닌 이 회사여야 하는가?

면접까지 치르고 나면 하루 종일 핸드폰만 보며 합격 전화를 기다리게 되는데요, 일본에서는 최종 합격을 '내정(?定)'이라고 합니다. 10월에 내정 기념행사가 예정돼있기 때문에 취준생들은 그전까지 최대한 많은 회사의 내정을 따기 위해 노력합니다. 출근은 내정이 확정된 후 이듬해 4월부터입니다.

학교, 전공, 직무 관련 경험 등 “일본 기업이 채용에서 중시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일본인 친구들이 학력과 '궁합(相性)'이라고 답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신기하게도 점수로 보여주는 학점과 자격증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학점을 전혀 보지 않는다는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영어 성적도 있으면 가점이 되지만 없다고 해서 불리해지지는 않습니다. 토익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700점을 기준으로 삼고, 800점 대의 점수를 받을 경우 “우와”라는 탄성이 나온다고 합니다. '궁합'은 면접에서 서로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었는지, 회사의 이념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인재인지를 확인하는 개념입니다.

일본 학생들은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학원을 다니거나 동아리에 가입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대체로 개인적으로 준비합니다. 'U턴 취업'이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고향에 돌아가서 취직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취업도 서울로 몰리는 한국보다 지역 균형 발전이 잘 되어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학점과 자격증은 중요하지 않고, 스스로 이때까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잘 표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며, 시험 준비하듯이 문제집을 사서 공부하는 것은 SPI 시험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객관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학점, 영어 성적, 자격증 등 모두가 정형화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나다움'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일본의 취업 준비 과정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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