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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스웨덴]매일 갖는 커피타임, 스웨덴의 ‘FIKA(피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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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글로벌 특파원 11기 정민지


안녕하세요. 스웨덴 보로스대학교로 파견된 미래에셋 박현주재단 글로벌 특파원 11기 정민지라고 합니다. 스웨덴 교환학생으로서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점은 스웨덴은 일상의 여유에서 편안함과 행복을 찾는 문화가 사회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스웨덴 사람들의 여유로운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커피’와 ‘커피를 마시며 잠시 갖는 휴식시간’을 의미하는 고유 단어인 ‘FIKA(피카)’를 통해 스웨덴의 평화로운 일상의 비결에 대해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FIKA(피카)’는 스웨덴어로 ‘커피와 함께 하는 휴식 시간’을 뜻합니다. 그러나 피카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닌, 커피와 간식을 즐기며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또한 스웨덴 사람들에게 피카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관습이기도 한데요, 머리를 식히고 일과 일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스웨덴인들은 이를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직장 내에는 피카가 업무 시간에 포함될 정도라고 합니다. 저도 이곳에서 수업을 듣다가 교수님께서 중간에 잠시 'FIKA(피카) 타임'을 갖고 오라며 학생들에게 권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때마다 피카는 스웨덴의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오리엔테이션 날에 커피와 디저트를 마련해주셔서 처음으로 피카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피카를 흥미롭게 소개하는 영상도 보여주셔서 재밌는 시간을 가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Everybody have a Swedish Fika!'라는 가사와 중독성있는 멜로디가 한동안 맴돌았습니다. 피카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아래에 영상을 첨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FIKA(피카)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피카라는 단어가 역사 기록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13년으로, 커피를 의미하는 ‘카페(kaffe)’의 두 음절이 도치되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이 단어의 기록은 1,900년대에서야 나타났지만 사람들이 하나의 관습으로 피카를 즐기기 시작한 것은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700년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사람들이 주로 찾던 곳인 스톡홀름의 ‘커피하우스’와 ‘파티세리’를 결합한 ‘콘디토리(Konditori)’가 생겨났는데, 일요일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가족과 함께 커피와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고 합니다. 이 밖에 예배가 끝난 후 교인들과 가진 티타임을 의미하는 ‘쉬르카페(Kyrkkaffe)’나 집에서 열렸던 커피 모임 ‘카페랩(kafferep)’에서도 피카의 유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1,900년대에는 ‘쉬르카페(Kyrkkaffe)’가 크게 유행합니다. 스웨덴어로 ‘교회 커피’를 뜻하는 쉬르카페는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사교 모임을 뜻하는데, 예배가 끝난 후 교인들을 위해 교회가 커피, 차, 그리고 샌드위치, 케이크 등을 준비하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커피는 사람들간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수단이었다고 합니다. 1,900년대 중반에는 집에서 열리는 격식 있는 커피 모임인 ‘카페렙(kafferep)’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생일파티나 장례식 같은 경조사가 있는 날에는 어김없이 카페렙이 열렸고, 카페렙에 오는 사람들은 항상 커피와 작은 쿠키, 케이크 등을 챙겼습니다. 이때 차려진 달콤한 빵과 케이크는 ‘커피 빵’이라는 의미에서 ‘카페 브뢰드(kaffebrod)’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1700년대를 거슬러 현재까지 일상적인 모임으로 자리잡은 피카는 아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스웨덴의 전통 문화입니다.




오늘날의 FIKA(피카)는 더욱 일상에 녹아들어 굳이 카페를 찾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쉽게 즐길 수 있을만큼 대중화되었습니다. 특히 바쁜 현대인들은 편의점에서 빵과 커피를 구매해 피카를 즐기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프레스바이렌’은 스웨덴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편의점으로, 위 사진처럼 이곳에도 다양한 종류의 빵과 커피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아침에 찍은 사진이라 빵이 꽤 남아있지만 이른 저녁 즈음에 가면 항상 다 비워져있을 정도로 굉장히 인기가 많습니다. 그만큼 피카 때문에 빵과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편의점이지만 카페만큼의 다양성과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이 사진은 스웨덴 친구와 함께 밥을 먹고 근처 카페에서 피카 타임을 가졌을 때입니다. 한국에서도 밥 먹고 카페에 가는 일은 흔하지만 그럴 때 마다 그냥 ‘카페 가자’라고 말하는데, 여기서는 ‘FIKA(피카)하러 가자’라고 말하는 것이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피카 타임을 갖자는 말이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게 된 것 같습니다.



FIKA(피카)문화 덕분에 스웨덴의 커피 소비량도 손에 꼽히고 있는데요, 스웨덴 사람들은 피카 타임에서 어떤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독특하게도 스웨덴 사람들은 우유보다 '귀리 우유(Oat milk)'로 만든 라떼를 즐겨 마시곤 합니다. 귀리 우유는 스웨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체 유제품으로 카페에서나 앞선 편의점 커피 머신 옆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우유와 달리 귀리우유를 커피에 넣으면 우유 특유의 느끼함이 덜하며 귀리 덕분에 고소한 커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스웨덴에서 피카를 할 때에는 맛있는 커피와 함께 ‘카르다몸(Cardamon)’을 뿌린 빵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카르다몸은 수천년 전 바이킹이 콘스탄티노플을 탐험했을 때 발견한 것으로 추정되어 스웨덴의 역사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향신료입니다. 이 카르다몸은 특히 스웨덴의 전통 빵인 ‘셈라(Semla)’를 만들 때 사용되는데, 셈라는 카르다몸을 섞은 번의 윗부분을 도려내고 그 안에 아몬드 페이스트와 생크림으로 속을 채우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향신료 덕분에 셈라에서도 특유의 맛이 느껴지는데요, 과일향과 함께 살짝 허브향이 올라와 색다른 맛이 납니다. 셈라는 스웨덴의 전통 빵이자 대표적인 디저트이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웨덴의 전통적인 문화인 FIKA(피카)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스웨덴 생활을 바탕으로 포스팅을 작성해보며 일상에서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는 관습 덕분에 스웨덴이 여유로운 삶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금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상에 지치고 피곤함이 느껴진다면 여러분도 일상에서 잠시 피카 타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 본 글은 코로나19 발생 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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