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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독일]도시공학도가 본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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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해외교환 장학생 25기 윤정현


안녕하세요!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약 두달간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온 윤정현입니다. 저는 학과가 도시공학과인 만큼 여러 도시들을 방문하고 느끼고 싶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정작 집 밖도 잘 다니지 못하다가 왔습니다. 처음 계획은 제가 직접 도시를 다니며 보고 느낀 것 들을 사진과 함께 올리려 했으나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쉽습니다...


잠깐이라도 유럽에 교환학생을 다녀오신 분들 모두 도시를 걸어 다니며 '와 예쁘다' 라고 한번쯤은 생각해 보셨을텐데요. 아마도 한국과 다른 유럽 도시들의 이국적인 모습들 때문이겠죠. 하지만 단지 건물의 모양들과 빨간 지붕의 모습들만이 여러분에게 감동을 준 것은 아닙니다. 제가 느낀 한국과 가장 다른 유럽 도시들의 모습은 바로 '휴먼스케일' 인데요. 쉽게 정의를 설명드리자면 휴먼스케일은 '사람의 체격을 고려한 척도' 입니다. 휴먼스케일의 낮은 높이의 건물들 덕에 도심 속을 걸으면서도 눈에 들어오는 하늘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을 겁니다. 반면 한국의 도시를 떠올리면 빽빽하게 늘어선 고층 건물들, 아파트 단지들이 떠오를 겁니다. 제한된 면적에 높은 용적률을 통해 수익을 내야하는 한국의 아파트들은 때론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한국의 아파트 단지에서도 휴먼 스케일이 적용이 된 사례들이 있습니다.



독일은 건물의 고도제한이 엄격한 편입니다. 대부분의 건물은 고도제한으로 인하여 5층까지 밖에 지을 수 없습니다. 보행자들에게 이러한 낮은 고도의 건물들은 시야를 틔워주고 안정감을 가져다 줍니다. 게다가 특이한 점은 독일엔 건물 재건축 허가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노후 건물의 기준이 약 20년~30년으로 짧은 반면에 독일은 노후 건물의 기준을 시간으로 측정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독일 부동산 매물 중 대부분이 1960년 이전에 지어진 매물이 많습니다. 게다가 역사가 깊은 건물은 철거를 허가해 주지 않고 리모델링을 하도록 규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건물들이 모여 예쁜 도시의 모습을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건축물 뿐만이 아니라 독일 도시에선 사람을 고려한 특징들을 더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독일에 교환학생을 다녀오신 분들은 다들 처음엔 적응하지 못하셨을 텐데요. 바로 횡단보도 입니다. 한국은 도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보행자 보다는 차량을 우선시 하는 도시 계획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도로 위에선 사람보단 차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편이죠. 그래서 그런지 우리에겐 횡단보도에서 차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보행자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도 보행자들은 차들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습니다. 독일에 있을때, 기숙사 앞 마트에 가는 길에 차가 오길래 저는 당연히 차가 지나가길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차도 저가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어색한 몇 초가 지나고서야 저는 황급히 길을 건넜습니다. 정말 사소한 일이었지만 저는 이러한 기본적인 인식 차이에 많이 놀랐었습니다. 사람이 먼저라는 말은 도시공학과에서 도시 설계를 하면서 많이 적용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몸으로 그 말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독일에 와서 놀란 것 중 또 다른 하나는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모습이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도 자유롭게 타고 내리며, 큰 유모차가 두세 대씩 한 버스를 타고 다니는 등 한국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했던 건 바로 독일의 시내버스는 거의 대부분이 저상버스이기 때문입니다. 보도블럭의 높이에 맞춰진 저상버스는 도시를 살아가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까지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훌륭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저상버스의 비율이 10%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정' 사람들만이 자유롭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한국과 다르게 교통약자로 불리는 사람들도 독일에선 더 이상 교통약자가 아니였습니다. 문화를 떠나서 차보다는 사람이 우선되는 기본적인 독일 도시들의 '철학'이 이러한 차이점을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독일은 현재 스마트 시티 잠재국가로 인정 받는 만큼 도시개발에 여러 힘을 쓰고 있는 나라입니다. 실제로 독일 뿐만이 아니라 유럽의 많은 도시들은 강변을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일에 여행오지 못하신 분들에게, 또는 무심코 지나쳤을 분들에게 사진 하나를 보여드리고 마치겠습니다.




도로에 박혀 있는 저것은 '발부리 아래의 돌' 이라는 프로젝트로 만들어졌는데, 길가에 작은 금속판을 박아 이 집에 살던 사람이 나치에 끌려가 숨졌음을 알리며 '누가 언제 어디로 끌려가 언제 사망했는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도보에 설치돼서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쉽게 발견할 수 있게 설치 됐는데 이런 점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독일의 진정성 있는 면모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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